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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포메이션의 진실 (백3, 백4, 실전 변형)

by 데이타 2026. 2. 26.

포메이션 관련 사진

저는 아마추어 팀에서 몇 년간 뛰면서 포메이션이라는 게 생각보다 훨씬 유동적이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경기 전 미팅에서는 분명 4-2-3-1로 시작하자고 정했지만, 막상 휘슬이 울리면 그 숫자는 금방 흐려졌습니다. 상대가 3백으로 빌드업을 시작하면 우리 원톱 혼자서는 압박이 닿지 않았고, 그때마다 윙어가 안으로 접어들면서 4-4-2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포메이션을 단순히 숫자로만 이해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저는 실제 경기에서는 그 숫자가 끊임없이 흔들린다는 걸 직접 경험했습니다. 축구 포메이션은 고정된 틀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변형되는 살아있는 구조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포메이션은 정말 중요한가

포메이션은 분명 중요한 개념입니다. 언론이나 해설진이 경기를 설명할 때 가장 먼저 꺼내는 도구가 바로 포메이션이고, 코칭스태프들도 결국 포메이션 개념으로 전술을 설명하곤 합니다. 하지만 같은 포메이션이라도 전혀 다른 축구가 펼쳐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4-3-3 포메이션을 사용하더라도 플레이메이킹을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맡기느냐, 공격형 미드필더에게 맡기느냐에 따라 경기 양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여기서 '플레이메이킹'이란 공격 전개의 방향과 템포를 조율하는 역할을 의미하는데, 이 역할을 누가 맡느냐에 따라 팀의 공격 스타일 자체가 바뀝니다. 긴 패스를 주로 쓰는 팀과 짧은 패스 위주로 연결하는 팀은 같은 포메이션이어도 완전히 다른 그림을 그립니다.

최근 축구는 좌우 불균형 포메이션이나 적극적인 스위칭을 통해 변칙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서 섣불리 포메이션만으로 전술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자서전에서 "한국 기자들은 왜 그렇게 포메이션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축구에서 포메이션은 공을 잡고 있을 때와 잡고 있지 않을 때, 두 가지로 나뉜다"라고 했습니다(출처: 대한축구협회). 주제 무리뉴 역시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전술가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한 기자가 "이번 경기가 4-3-3 포메이션을 사용한 경기였나요?"라고 묻자 이렇게 답했습니다. "현대 축구에서 시스템이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건 상대가 버려둔 공간에 있다. 그 공간을 재빨리 발견해야 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공략해야 한다." 이 말은 포메이션이 무의미하다는 뜻이 아니라, 포메이션을 고정된 틀로 보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저 역시 경기를 뛰면서 느낀 건데, 포메이션은 출발점일 뿐이라는 겁니다. 우리가 측면에서 계속 수적 열세에 걸리면 풀백에게 무리한 오버래핑을 자제시키고, 6번이 하프스페이스로 슬라이드해 임시 3백처럼 만든 적도 많습니다. 여기서 '하프스페이스'란 사이드 라인과 중앙 사이의 공간을 뜻하는데, 이 공간을 누가 점유하느냐에 따라 공격 루트가 달라집니다. 그러면 전환 순간에는 3-2-5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수비로 돌아설 때는 다시 빠르게 4-1-4-1로 정렬해야 했습니다. 이때 간격이 5m만 벌어져도 상대 10번에게 전진 패스를 허용하곤 했습니다.

백3 포메이션의 실체

백3(Back Three) 포메이션은 흔히 수비적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센터백 숫자가 많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로는 백4보다 수비적일 수 있지만, 양 윙백의 활동량에 따라 공격력이 극대화되는 형태입니다.

고전적인 백3는 카테나치오에서 출발합니다. '카테나치오'는 이탈리아어로 '빗장'을 의미하며, 공을 잡히지 않도록 박스 근처 공간을 밀집 수비로 막아내는 전술을 뜻합니다. 여기에 스위퍼라는 최종 수비수를 두고 공을 청소해 버리는 역할을 맡겼습니다. 그러다 이 스위퍼 자리에 지성과 패싱 능력을 더한 선수를 배치하면서 리베로(Libero)라는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리베로란 '자유인'을 의미하며, 단순히 최후방에서 수비만 하는 게 아니라 전진해서 빌드업에 참여하는 역할까지 수행하는 선수를 가리킵니다.

하지만 백3는 토탈 풋볼의 등장과 함께 위기를 맞았습니다. 토탈 풋볼의 핵심은 공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오프사이드 라인을 끌어올리는 것인데, 스위퍼라는 존재는 오프사이드 트랩 운용에 치명적인 약점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백3를 쓰면 중원 인원이 한 명 부족해지면서 미드필드 싸움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백3가 재조명받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후방 빌드업이 강조되는 현대 축구에서 센터백 3명이 수적 우위를 점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와 칠레, 멕시코가 백3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2010년대 후반 들어 안토니오 콘테, 토마스 투헬, 펩 과르디올라 같은 명장들이 백3를 전술의 일부로 활용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본 경기 중에서도 백3를 쓰는 팀이 측면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윙백이 끝까지 올라가면서 상대 풀백을 고정시키고, 그 사이 하프스페이스로 침투하는 움직임이 반복되었습니다. 단, 수비 전환 시 윙백이 빠르게 돌아오지 못하면 미드필드에 큰 구멍이 뚫리는 구조적 약점은 여전히 존재했습니다.

백4 포메이션의 실전 운용

백4 포메이션은 현대 축구의 표준입니다. 4명의 수비수가 지역 방어를 기본으로 하고, 필요에 따라 대인 마크를 보완적으로 사용하는 구조입니다. 크게 4-4-2, 4-3-3, 4-2-3-1로 나뉘며, 팀에 따라 다이아몬드 미들이나 4-3-3 제로톱 같은 변형도 존재합니다.

백4가 백3보다 수비적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백4는 센터백이 2명뿐이고, 양 풀백을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백3보다 공격적인 형태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풀백의 오버래핑 정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는 백3가 백4보다 센터백 숫자가 많아 수비적인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희 팀은 주로 4-2-3-1을 사용했는데, 점수 상황에 따라 형태가 계속 바뀌었습니다. 한 골 앞선 후반 30분이 되면 라인을 5m 내렸고, 그러면 실질적으로 4-5-1 블록처럼 변했습니다. 반대로 지고 있을 때는 풀백 한 명을 거의 윙어처럼 올려 2-3-5에 가깝게 밀어붙였습니다. 이런 변화는 숫자상으로는 똑같은 4백이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완전히 다른 전술로 느껴졌습니다.

백4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중앙 미드필더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특히 수비형 미드필더(일명 앵커맨)는 센터백 앞에서 또 다른 방어선을 형성하며, 상대의 역습을 1차적으로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펩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는 22-23 시즌 중후반부터 존 스톤스를 빌드업 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로 전진시켜 3-2 블록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백4를 변형해 사용했습니다. 이는 4-4-2 형태의 전방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전술이었고, 결국 트레블 달성으로 이어졌습니다(출처: UEFA).

주요 백4 포메이션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 4-3-3: 측면 공격을 강조하며, 윙어의 돌파와 풀백의 오버래핑을 병행하는 형태
  • 4-4-2: 가장 균형 잡힌 포메이션으로, 중원 장악과 안정적인 수비가 특징
  • 4-2-3-1: 공격형 미드필더 3명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공간을 창출하는 형태

제 경험상 백4는 포메이션 자체보다 각 선수가 주어진 공간에서 얼마나 책임감 있게 움직이느냐가 더 중요했습니다. 간격이 조금만 벌어져도 상대에게 전진 패스를 허용하게 되고, 그 순간 수비 전체가 무너지곤 했습니다.

포메이션 변화의 진짜 의미

저는 포메이션 변화를 단순한 전술 수정이라기보다 '팀의 사고방식이 드러나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팀이 숫자 변화에 집착하지만, 실제로 중요한 건 구조를 이해한 상태에서 움직이느냐입니다. 4-3-3에서 4-4-2로 바뀌었다고 해도 압박 트리거와 간격 유지 원칙이 공유되지 않으면 오히려 공간만 더 벌어집니다. 반대로 기본 원칙이 명확한 팀은 숫자가 깨져도 균형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저는 특히 한국 팀들이 형태 전환은 빠른데, 전환 이후의 '의도'가 모호한 경우를 자주 봤습니다. 상대를 유도하기 위한 변화인지, 단순히 밀려서 내려선 것인지 구분이 안 되는 장면들이었습니다. 포메이션은 대응이 아니라 설계여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왜 3-2-5로 서는지, 왜 한쪽 풀백만 올리는지에 대한 철학이 없다면 그 변화는 일시적인 버티기에 불과합니다.

현대 축구는 결국 "공 주위의 수적 우위를 순간적으로 어떻게 구현하는가"가 핵심입니다. 펩 과르디올라가 맨시티에서 보여준 주앙 칸셀루와 존 스톤스 활용법은 이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칸셀루는 풀백이었지만 경기 중 인버티드 풀백처럼 중앙으로 들어오며 미드필드 숫자를 늘렸고, 스톤스는 센터백이었지만 빌드업 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까지 올라갔습니다. 여기서 '인버티드 풀백'이란 측면 수비수가 공격 시 중앙으로 이동해 미드필더처럼 역할하는 전술 개념을 뜻합니다.

포메이션 변화가 의미 있으려면 상대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선택을 제한하는 방향이어야 합니다. 저는 그 지점에서 전술의 수준이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가 3백으로 빌드업을 시작하면, 우리는 2톱으로 압박을 걸어 패스 루트를 차단하거나, 아예 라인을 내려 중원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는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명확한 의도가 있어야 합니다.

결국 좋은 포메이션이란 상대의 강점을 무력화하고 우리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배치입니다. 그리고 그 배치는 90분 내내 고정되어 있지 않고, 경기 흐름에 따라 유기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포메이션을 숫자로만 이해하는 순간, 축구는 평면적인 게임으로 전락합니다. 하지만 포메이션을 공간과 타이밍, 그리고 선수들 간 관계로 이해하면, 비로소 입체적인 축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포메이션은 출발점일 뿐, 경기를 지배하는 건 결국 그 안에서 움직이는 선수들의 이해와 실행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포메이션을 하나의 도구로 보되, 그것에 갇히지 않는 관점을 유지하려 합니다. 축구는 살아 있는 게임이고, 포메이션 역시 살아 숨 쉬는 개념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namu.wiki/w/%EC%B6%95%EA%B5%AC/%ED%8F%AC%EB%A9%94%EC%9D%B4%EC%8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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