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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주물루 유나이티드 (말라위 3부리그, 구단주 창박골, 후원 프로젝트)

by 데이타 2026. 3. 29.

 

치주물루 관련 사진

말라위 3부 리그 참가비가 40만 원이 없어서 리그 참가조차 불투명했던 팀이 있습니다. 치주물루 유나이티드라는 이름의 이 팀은 말라위 북부주 치주물루 섬을 연고로 하는데, 한국인 유튜버가 우연히 구단주가 되면서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저는 축구 분석을 하면서 환경이 경기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늘 체감해 왔는데, 이 사례는 그 환경의 의미를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섬 연고 팀의 현실, 일반적 인식과 다른 하부리그의 민낯

일반적으로 축구 하부 리그라고 하면 최소한의 운영 체계는 갖춰져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팀의 환경을 접하고 나서 느낀 건, 그 '최소한'조차 존재하지 않는 곳이 실제로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치주물루 유나이티드는 말라위 호수 한가운데 위치한 치주물루 섬을 연고로 합니다. 이 팀이 속한 음벨와 노던 리전 풋볼 리그(M'Mbelwa Northern Region Football League)는 말라위 3부 리그에 해당하며, 2024년 기준 전국 단위 2부 리그인 내셔널 디비전 리그가 신설되면서 재편된 구조입니다(출처: 말라위축구협회). 여기서 노던 리전 풋볼 리그란 말라위 북부 지역을 관할하는 지역 리그를 의미하며, 클러스터제에서 라운드 로빈제로 전환되면서 팀 간 이동 거리가 더 늘어난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동 거리가 아니라 이동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었습니다. 치주물루 섬에서 본토까지 배로 이동해야 하는데, 원정 경기를 위해 선수들은 트럭 짐칸에 올라타거나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폐가에서 매트리스만 깔고 잠을 청했습니다. 저는 경기 전날 컨디션 관리가 경기력의 절반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이 팀은 그 절반을 애초에 포기한 채 싸우고 있었던 겁니다.

경기장 환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돌멩이가 박힌 모래바닥 위에서 뛰고, 골대는 파이프로 대충 만든 수준이었으며, 선수들은 햇빛에 녹는 플라스틱 축구화를 신고 경기에 임했습니다. 유니폼조차 없어서 다른 팀 옷을 빌려 입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합니다. 제가 아마추어 경기에서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 공이 튀는 방향을 예측 못 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조차도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2024년 창박골이라는 유튜버가 처음 방문했을 때, 치주물루 유나이티드는 창단 이후 첫 원정 승리를 거뒀습니다. 그 승리는 전술이나 개인 기량을 넘어선, 버티고 견딘 시간의 결과처럼 보였습니다.

리그 참가비 40만 원,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든 선택

일반적으로 스포츠 후원이라고 하면 일회성 지원금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일시적 도움은 팀을 더 불안하게 만들 뿐입니다. 치주물루 유나이티드의 사례가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서 다른 선택을 했기 때문입니다.

부산외국어대학교 국제개발협력 전공에 재학 중인 이동훈 씨는 2024년 시즌 종료 후, 팀의 감독으로부터 2025년 리그 참가비 40만 원이 없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말라위의 최저 월급이 약 5만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40만 원은 현지에서 8개월치 급여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었습니다(출처: 세계은행). 여기에 원정 거리가 10시간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이동 비용 부담도 커진 상황이었습니다.

이동훈 씨는 일단 사비로 리그 참가비를 보냈지만, 곧 한계를 느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선택한 방식이 직접 구단주가 되어 지속 가능한 운영 구조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약 30개 기업에 제안서를 보냈고, 처음에는 3곳에서, 이후 프로젝트 발표 후 총 6개 스폰서를 확보했습니다. 메인 스폰서는 친환경 선박엔진 제조사인 파로스였으며, 이후 신협은행이 기존 스폰서보다 2배 이상 큰 금액을 후원하면서 선수단 숙소와 코치진 사무실 건설 자금이 마련되었습니다.

핵심은 유니폼 판매였습니다. 이인복 디자이너가 디자인하고 스포츠 의류 브랜드 디에포(DeEpo)가 후원한 유니폼은 약 300장이 판매되었고, 스카프는 약 70장이 팔렸습니다. 스폰서 비용과 유니폼 판매 수익을 합쳐 한 해 운영에 무리가 없는 재정을 확보한 겁니다. 저는 축구 분석을 하면서도 늘 느끼는 게, 결국 팀이 지속되려면 감정이 아니라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인데, 이 프로젝트가 바로 그 지점을 건드렸다고 봅니다.

2025-26 시즌부터는 승리 수당 제도도 도입되었습니다. 경기 승리 시 선수단 전체에 8만 콰차(약 5만 원)의 승리 수당을 나눠 지급하고, Man Of The Match 선정 선수에게는 추가로 2만 콰차(약 1만 2천 원)를 지급합니다. 말라위 3부 리그에서 돈을 받고 뛰는 선수는 거의 없으므로, 치주물루 유나이티드는 리그 내에서 가장 좋은 대우를 받는 팀이 된 셈입니다.

원정 난이도, 스타링크, 그리고 FC 안양과의 연결고리

일반적으로 홈 경기가 원정 경기보다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치주물루 유나이티드의 경우는 그 유불리를 넘어선 차원의 문제였습니다. 도서 섬 연고 구단의 특성상 다른 팀들에게 치주물루 원정은 스페인의 라스팔마스를 연상시킬 만큼 압도적인 난이도를 자랑합니다.

실제로 2025 시즌 동안 상대 팀들이 원정 경기를 포기하거나 일방적으로 연기 통보를 하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섬 내 숙박시설이 미비한 인프라 문제 때문에 원정 팀을 수용할 방법 자체가 없었던 겁니다. 이 때문에 밀리고 밀린 경기들이 몰수승으로 처리되면서 선수단 체력 관리가 역설적으로 양호해지는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치주물루 유나이티드의 2025 시즌 최종 성적은 15승 3무 12패였는데, 이 중 홈 13승 1무 1패, 원정 2승 2무 11패로 원정 승률이 극도로 낮았습니다.

구단주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타링크와 AI 카메라를 활용한 실시간 경기 송출 방안을 고민했습니다. 여기서 스타링크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로, 지상 인프라 없이도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2026년 1월 경 스타링크 기기를 수령했으나, 기기가 리코마현을 말라위 영토로 인식하지 못하는 오류로 인해 본토로 넘어가야만 영상 업로드가 가능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실시간 송출에는 제약이 걸렸지만, 이 시도 자체가 하부 리그 팀으로서는 전례 없는 시도였습니다.

한편, 2025년 11월 22일 FC 안양과 MOU 협약을 체결하면서 새로운 연결고리가 만들어졌습니다. FC 안양의 한가람 선수가 12월 15일부터 22일까지 1주일간 치주물루 유나이티드에서 축구 지도 봉사를 다녀왔으며, 훈련 및 의료장비 지원과 일부 선수 및 스태프진의 방한 연수가 논의되었습니다. 2026년 4월경에는 약 20일간 FC 안양의 숙식 지원 아래 U-19팀과 동행하는 치주물루 유나이티드 스태프진의 연수 계획이 알려졌습니다. 프로젝트 관련 소문이 현지에 나면서 입단을 희망하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트라이아웃 계획도 발표되었습니다.

저는 이 사례를 보면서, 축구 산업의 불균형이 단순한 경제적 차이를 넘어 지역마다 전혀 다른 의미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 느꼈습니다. 유럽 상위 리그에서는 수백억의 이적료가 오가는 반면, 어떤 지역에서는 리그 참가비조차 없어 팀이 사라질 위기에 놓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동훈 씨의 선택은 단순한 선행이 아니라, 하나의 구조 개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구조가 특정 개인의 헌신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한계로 느껴집니다. 만약 이 사람이 떠난다면 팀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지역 내 자생력, 예를 들어 유소년 시스템이나 지역 스폰서 기반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진짜 성공은 도움이 없어도 돌아가는 팀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치주물루 유나이티드의 사례는 규모는 작지만 다른 저개발 지역 스포츠에도 적용 가능한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참고: https://namu.wiki/w/%EC%B9%98%EC%A3%BC%EB%AC%BC%EB%A3%A8%20%EC%9C%A0%EB%82%98%EC%9D%B4%ED%8B%B0%EB%93%9C%20FC, https://www.youtube.com/watch?v=JzaAc_XeJy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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