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눈앞의 바쁜 일정과 피로에 치이다 보면, 정작 우리 삶에서 가장 소중했던 기억들을 놓치곤 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 쌓여있는 업무, 육체적인 피로감은 영적인 감각마저 무디게 만들 때가 많습니다.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라는 회의감이 들 때, 우리는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까요?
오늘 성경 마가복음 7장에 등장하는 한 사건을 통해, 우리 삶의 무뎌진 감각을 깨우고 잊었던 '첫사랑의 감격'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1. 닫힌 귀를 여시고 맺힌 혀를 푸시는 예수님 (막 7:31~37)

성경에는 귀가 먹고 말을 더듬는 한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세상의 아름다운 소리를 들을 수 없었고, 자신의 고통과 마음을 타인에게 온전히 표현할 수도 없었습니다. 영적으로 보면, 우리 역시 세상의 소음에는 민감하지만 하나님의 세밀한 음성에는 귀를 닫고, 불평과 원망은 잘하지만 감사와 찬양의 말은 더듬거리는 상태와 닮아 있을지 모릅니다.
"예수께서 그 사람을 따로 데리고 무리를 떠나사 손가락을 그의 양 귀에 넣고 침을 뱉아 그의 혀에 손을 대시며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에바다 하시니 이는 열리라는 뜻이라" (마가복음 7:33~34)
예수님은 그를 군중 속에서 따로 데리고 나가 깊은 인격적 접촉을 하십니다. 그리고 '에바다(열리라)'라고 외치십니다. 그 순간 닫혔던 귀가 열리고 맺혔던 혀가 풀려 말이 분명해졌습니다. 평생을 갇혀 살던 절망적인 상황에서 순식간에 회복된 것입니다.
2. 경고할수록 더 널리 퍼진 감격의 소식
예수님께서는 치유를 행하신 후 이상하게도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고 경고하셨습니다. 자신의 사역이 단순히 '기적을 행하는 병 고치는 사람'으로만 오해받아 십자가의 본질이 가려질까 경계하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고침을 받은 사람들과 그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성경은 "경고하실수록 그들이 더욱 널리 전파했다"고 기록합니다.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평생 들리지 않던 귀가 뚫려 새들의 노래 소리가 들리고, 내 입에서 온전한 문장으로 말이 나옵니다. "내가 이제 들려요! 내가 이제 말할 수 있어요! 그분이 나를 고치셨어요!"라고 온 동네방네 뛰어다니며 외치지 않을 수가 있었을까요? 그 감격과 기쁨은 도저히 개인의 가슴 속에만 가두어 둘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인간의 이성적인 억제력을 뛰어넘는 은혜의 분출이었던 셈입니다.
3. 나의 '8년 전'을 돌아보며: 죽음의 문턱에서 건지신 은혜
이 말씀을 묵상하며 문득 저의 과거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세상의 바쁜 일정에 치여 하루하루 피곤하게 살아내느라 구원의 기쁨을 잊어버린 듯 살아가고 있지만, 저에게도 이 고침 받은 사람 못지않은 극적인 '에바다'의 순간이 있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 저는 깊은 어둠 속에 있었습니다.
'그냥 죽을까 말까...' '이 세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싶다.' '그러면 이 괴로움도 끝이 나겠지.'
매일 밤 죽음을 기대하며 살았던 절망의 나날들이었습니다. 삶의 무게와 고통은 제 목을 죄어왔고, 저는 영적으로 귀가 먹고 입이 닫힌 자와 다름없었습니다.
그랬던 저를 찾아와 주신 분이 바로 예수님이셨습니다. 주님은 제 삶의 고통스러운 저주를 끊어내셨고, 죽음의 벼랑 끝에서 저를 건져내 주셨습니다. 주님과 교제하는 기쁨을 알게 하셨고, 죄와 멀어지는 삶이 얼마나 홀가분하고 풍성한 삶인지를 깨닫게 하셨습니다. 죽음을 바라보던 눈으로 생명을 바라보게 하신 것, 그것이 제 삶에 일어난 가장 큰 표적이자 기적이었습니다.
4. 익숙함에 속아 잃어버린 감격을 회복하는 방법
복음의 은혜를 경험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영적 매너리즘'을 겪게 됩니다.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겨진 그 엄청난 사건이 마치 당연한 일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일상의 피로가 밀려오면 은혜의 감격은 마음 저편으로 밀려나 버립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저는 다시 한번 결단합니다. 바쁜 일정에 치여 피곤하다는 핑계로 가장 소중한 구원의 가치를 퇴색시키지 않기로 말입니다. 오늘 하루, 저에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이 은혜를 '옴팡' 누려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영적 감격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영적 루틴이 필요합니다.
1) '그때 그 자리'를 기억하기 (Remind)
하나님이 나를 처음 만나주셨던 순간, 내가 가장 절망했을 때 내밀어 주셨던 그 손길을 의도적으로 떠올려야 합니다. 8년 전 죽음을 고민하던 그때의 나와, 지금 주님 안에서 숨 쉬고 있는 나를 비교해 보면 지금 내 삶은 기적 그 자체입니다.
2) 일상의 소음 줄이기 (Silence)
예수님이 귀 먹은 자를 무리에서 따로 데리고 떠나셨듯, 우리도 일상의 분주함과 스마트폰, 세상의 염려라는 '무리'로부터 잠시 떠나 혼자만의 영적 공간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의 세밀한 음성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3) 감사의 말을 입 밖으로 내뱉기 (Declare)
귀가 열린 자가 온 동네에 소문을 냈던 것처럼, 내 입술로 주님의 은혜를 소리 내어 고백해야 합니다. "주님, 8년 전에 저를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주님의 은혜로 살아갑니다"라고 선포할 때, 굳어있던 마음의 문이 다시 열립니다.
결론: 오늘, 당신의 '에바다'를 누리세요
귀가 열리고 혀가 풀린 사람의 기쁨이 온 동네에 널리 퍼졌던 것처럼, 예수님이 우리의 죄의 저주를 끊어주시고 사망에서 건져주신 구원의 은혜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닙니다.
세상 기준의 성공이나 안락함이 없어도, 매일의 삶이 피곤에 지쳐있을지라도, 우리에게는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겨진 영원한 기쁨'이 이미 주어져 있습니다.
오늘 하루,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잠시 숨을 고르고 나를 살리신 주님의 은혜를 마음껏 누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힘겨운 삶의 자리에서 속삭이시는 주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 보십시오.
"에바다! 네 마음이 열리고, 네 기쁨이 회복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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