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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묵상

[로마서 12장 묵상] 구제의 은사와 태도: 인색함을 넘어 아낌없는 ‘후함(Liberality)’으로

by 데이타 2026. 6. 14.

우리는 저마다 하나님께 다른 은사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어떤 이는 말씀을 잘 전하고, 어떤 이는 다른 사람을 위로하며, 또 어떤 이는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나누는 데 탁월합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12장 6절에서 8절을 통해 우리에게 주신 은사가 각기 다르니, 그 은사를 발휘할 때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권면합니다.

“우리에게 주신 은혜대로 받은 은사가 각각 다르니… 혹 구제하는 자는 성실함으로, 다스리는 자는 부지런함으로, 긍휼을 베푸는 자는 즐거움으로 할 것이니라” (로마서 12:6, 8)

 

이 중에서도 특히 내 마음을 머물게 한 구절은 ‘구제하는 자는 성실함으로 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개역개정 성경에는 ‘성실함’으로 번역되어 있지만, 이 단어의 깊은 의미를 파고들면 우리가 구제할 때 빠지기 쉬운 영적 함정을 이겨낼 강력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1. '성실함'의 재발견: NASB가 번역한 'Liberality(후함)'의 의미

우리가 흔히 ‘성실함’이라고 하면 꾸준하게, 혹은 거짓 없이 성실하게 행하는 모습을 떠올립니다. 물론 그것도 맞는 의미이지만, 영어 성경 NASB(New American Standard Bible)를 보면 이 부분을 다음과 같이 번역하고 있습니다.

“…he who gives, with liberality…”

 

여기서 사용된 ‘Liberality’라는 단어는 ‘돈이나 재물을 아낌없이 베푸는 것’, 즉 ‘후함’을 뜻합니다. 헬라어 원어적 의미로도 ‘단순함’ 혹은 ‘순수한 동기’를 뜻하는데, 이것이 구제와 연결될 때는 다른 대가를 바라지 않고 ‘아낌없이 후하게 주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즉, 성경이 말하는 구제의 핵심 태도는 내가 준 것에 대해 생색을 내거나 보상을 바라는 계산적인 마음을 버리고, 주님이 내게 거저 주신 것처럼 아무런 조건 없이 아낌없이 손을 펴는 태도입니다.

 

주님이 내게 구제의 마음(은사)을 주셨다면, 내 힘으로 억지로 쥐어짜 내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공급하시는 넉넉함으로 ‘후하게’ 베풀어야 한다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됩니다.

2. 나의 삶에 적용하기: 컴패션 후원과 지체 섬김 속의 '계산기'

아프리카에 있는 두 아이를 후원하는 이미지

사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제 삶에 나눌 수 있는 물질이나 환경이 차고 넘쳐서 구제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족하지만 주님이 내게 허락하신 환경과 상황 속에서 작은 손길이라도 나누고자 노력할 뿐입니다.

 

현재 저는 국제어린이양육기구인 ‘컴패션(Compassion)’을 통해 아프리카에 있는 두 명의 아이들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직장을 퇴사하고 육체적으로나 영적으로 회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주변의 소중한 지체에게, 작게나마 물질적으로 도움을 주고자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참 부끄럽게도, 이 선한 일을 행하는 과정에서 문득문득 제 안에 인색함과 계산적인 마음이 틈타는 것을 발견하곤 합니다.

  • ‘내가 이번 달에 이만큼을 나누면 내 생활비는 괜찮을까?’
  • ‘내가 이만큼 베풀었는데, 상대방은 내 진심을 알아주기는 하는 걸까?’
  • ‘저 사람은 왜 고마워하는 기색이 생각보다 적지?’

내가 얼마를 주었는지 손가락으로 꼽아보고, 상대방의 반응을 살피는 제 모습을 보며 씁쓸해질 때가 있었습니다. 분명 시작은 사랑이었는데, 어느새 내 안에서 ‘계산기’가 돌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3. 인색함이 찾아올 때: 은사의 유무가 아닌 인간의 연약함

가끔 이런 인색한 마음이 강하게 찾아올 때면 영적인 낙심이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나에게 구제의 은사가 없는데, 체면 때문에 억지로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진짜 은사가 있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아까워하거나 계산하지 않을 텐데, 내 믿음은 이것밖에 안 되나?’ 하는 자책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로마서 12장 말씀을 깊이 묵상하면서 위로와 동시에 명확한 답을 얻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구제하는 자에게 ‘성실함(후함)’으로 하라고 굳이 짚어서 권면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구제하고자 하는 선한 마음 뒤에는, 인간이기에 언제든지 ‘인색함’과 ‘보상심리’가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하나님이 너무나 잘 아시기 때문입니다.

 

내가 인색함을 느낀다고 해서 구제의 은사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당연한 연약함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연약함에 걸려 넘어져 손을 닫아버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다시금 내 마음의 태도를 바로잡는 것입니다.

4. '믿음의 분량'대로, 주님이 주신 마음으로

로마서 12장 3절에서 바울은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신 믿음의 분량대로 지혜롭게 생각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구제 역시 내 의지와 만용으로 무리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물질의 한계와 믿음의 분량을 인정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분량을 기쁨으로 정했다면, 그다음부터는 계산기를 내려놓아야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까지 ‘아낌없이 후히’ 주셨던 그 사랑을 기억하면서, 내게 주신 분량 안에서만큼은 아낌없이 주는 태도를 취해야 합니다.

  • 대가를 바라지 않는 단순함
  • 상대방의 반응에 휘둘리지 않는 묵묵함
  • 내 소유가 아닌 주님의 것을 잠시 유통한다는 청지기 정신

이 세 가지 마음이 바로 NASB 성경이 말하는 ‘Liberality(후함)’의 본질일 것입니다.

💡 묵상을 마무리하며: 인색함을 이기는 영적 습관

오늘도 제 안에는 여전히 인색함과 후함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인색한 마음이 들 때 자책하기보다, 하나님 앞에 솔직하게 내 연약함을 고백하려 합니다.

“주님, 제 마음에 또 계산기가 돌아갑니다. 상대에게 대가를 바라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저의 연약함을 불쌍히 여겨주시고, 아프리카의 아이들에게 보낼 후원금에도, 지체를 섬기는 작은 물질에도 오직 주님의 사랑과 후한 마음(Liberality)만 담기게 해주세요.”

 

주님이 상황과 환경을 열어주셨기에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내가 대단해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은혜를 유통하는 통로로 쓰임 받음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내게 주신 믿음의 분량 안에서, 계산하지 않고 아낌없이 후하게 손을 펴는 참된 구제의 은사자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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